“齒亡唇亦支(치망순역지)” “이가 없으면 잇몸(입술)으로 산다” 아마도 치과의사들이 듣기 싫어하는 우스갯소리 일것이다. 그럼 한의사들이 싫어하는 말은 무엇일까? “밥이 보약이다”. 밥만 먹어서 몸이 좋아진다면 그 많은 약들은 없어져야 할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보약의 기원을 간단히 살펴보고 동의보감의 허준, 사상체질의 이제마선생님의 생각을 빌려 보약의 뭔지? 독자들과 공유하려한다. “부모님, 배우자, 자녀들이 많이 힘들어 해서요. 보약을 지어주려고 하는데”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 약으로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게 보약이다. 일단 보약은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먹으면 먹을 수록 건강해지는 좋은약 그리고 음양의 허실에 따라서 허(약) 한곳을 집중적으로 보해주는 보허약이라는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보약이라고 하는 의미는 양쪽을 다 포함하고 개념이다. 첫번째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좋은약은 실제 한약의 원형이라 볼 수 있다. 옛날 중국 한나라 이전 한약이 시작할때 도가에 영향을 많이 받아 늙지않는 약들 진시황의 불로초, 그리고 무슨 무슨 “단(丹)”들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은단과 같은 것도 있다.이런 “단(丹)”이라는 것이 보약의 기원하는 약들이다. 연단술이라고 하여 불로장생을 위해 만든 약들이다.
“보약” 그것이 알고 싶다.
두번째는 음양의 허실에 따라 허한 것을 보해주는 약이다. 한의학의 전통적인 인체관에 따른 것으로 오장육부의 음양의 부조화, 기혈의 허실에 있어서 그에 맞는 음양의 조화를 맞춰주고 허한 부분을 특정하게 도와주는 약들이다. 이런 약은 사실 치료의 개념이다. 그럼 이러한 두가지의 약들은 계속 먹어도 될까? 여기 사상체질의 대가 이제마 선생님의 동의수세보원에 나온 말을 인용해보면 “고량(기름지고 맛있는)의 진미도 항상 먹으면 맛이 없어지고 양털로 만든 좋은 옷도 따뜻하고 좋지만 항상 입고 다니면 오히려 추위를 타게 된다. 고량진미와 양털로 만든 옷도 항상 입고 먹으면 우리 몸에 도움이 안되는데 약이야 더 말할것이 있겠는가?” 이제마 선생님은 아무리 좋은 약도 많이 먹으면 해가 된다고 한다. 그럼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보약이란 뭘까? 만약 어떤 초췌한 환자분이 허리가 아파서 약을 지으러 왔다. 그런 환자들에게 보통 처방하는 약이 독활기생탕인데 알고 보면 우리가 흔하게 알고있는 보약들이 치료제로 쓰인다. 그리고 보약을 지으러 왔는데 치료제를 처방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아이가 밥을 안먹고 기운이 없다고 보약을 지으러 온 경우 평위산이라는 식체를 해소 하는 약을 처방을 하기도 한다. 왜냐면 아이가 기운이 없는건 몸이 허해서가 아니라 식적이 쌓여서 기혈순환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아이에게는 치료약이 보약이 될 수 있다. 보약과 치료약은 넓은 의미에서 같은 개념이다. 그럼 요즘 현대인들은 어떨때 보약은 먹어야 할까? 그리고 현대인들에게 가장 많은 증상이 뭘까? “잘 먹는데 기운이 없어요.” 아닐까. 허준선생님의 동의보감 내경에 보면 “게을리 움직이지 않으면 기가 막혀서 귀결이 된다. 이럴 때 움직이면 자연히 치유가 된다. 심한자는 귤피죽여탕을 먹여라.” 그리고 허로문에는 심한 과로로 인해 권태가 생기는 노권상이라는 병도 나온다. 앞의 증상과 뒤에 증상은 서로 상반되는데 현대인들에게는 과로도 안했는데 노권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현대인들 잘 먹지만 먹고나서 대부분 다 앉아 있다. 그럼 경락이 통하지 않고 혈맥이 막혀서 노권상이 생긴다. 이 병은 원래 일을 많이 해서 생겨야하는데 잘먹고 잘쉬는데 생긴다. 좀 이상하지 않은가? 몸은 한가하고 편한데 힘이 든다. 편치않은 사람하고 직장에서 하루 종일 일을해야니 늘 마음 쓸 일이 많다. 그냥 하루 종일 일하는 것 같은게 현대인들이다. 계속 정신적인 노동을 하고 컴퓨터로 일하다가 쉴틈없이 머리를 쓰고 쉰다는게 쇼파에 누워서 핸드폰, TV를 본다. 이게 쉬는게 쉬는게 아니다. 우리 머리는 계속 과로를 하고 있다. 하지만 몸은 움직이질 않으니 기가 결(꼬임)해져 버린 것이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보약 아닌 보약이 필요하다. 치료약이 보약이 될 수도 있고 보약이 치료약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한의학적으로 볼때 음양의 균형이 깨어진 병적인 상황이 많고 약으로 기를 통하게 하고 어혈을 제거하며 열을 꺼 주기도 하며 허(약)해진 장부를 찾아 보해주어야 한다.
정리하자면 늘 먹어서 좋은 보약은 없다. 삶을 바로 잡는 것이 보약이다. 정확하게 진료해서 거기에 맞은 치료약을 먹는 것이 보약이라고 할 수 있다.